금융 경제 읽기/1. 유동성과 자산시장

6. “돈이 돌기 시작했다”를 판단하는 실질 시그널 5가지

mygoldenjourney 2025. 10. 17. 00:42

① M2 증가율과 RP금리 안정 — 유동성의 첫 숨결

돈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변하는 것은 통화량이다.
M2 증가율이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전환될 때, 시장의 혈류가 조금씩 돌아온다.
이는 중앙은행이 직접 돈을 푸는 것이 아니라,
민간의 신용창출이 회복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단순히 M2가 늘었다고 해서 “유동성 회복”이라 부를 수는 없다.
RP(환매조건부채권) 금리가 동시에 안정되어야 한다.
RP금리 급등은 단기자금이 막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즉, M2가 늘고 RP금리가 안정될 때
시장에 자금이 “머물러 있는 상태”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상태”로 전환된다.
이 지표가 첫 번째 신호다.

“돈이 돌기 시작했다”를 판단하는 실질 시그널 5가지

 

② 신용스프레드 축소 — 위험 회피에서 위험 감수로

두 번째 신호는 신용스프레드의 축소다.
이는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의 금리와 국채금리의 차이를 뜻한다.
시장이 불안할 때는 이 스프레드가 벌어진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 바닥을 통과하고 심리가 회복되면,
투자자들은 조금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수익을 추구하기 시작한다.
그 결과 스프레드가 좁혀지고,
이는 “위험자산에 대한 신뢰 회복”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되는 구간은
주식시장 상승 전환의 3~6개월 전조로 나타났다.
이 구간이 바로 “돈이 겁을 잃는 순간”이다.

 

③ 소비심리지수 반등 — 돈이 돌기 시작하는 심리의 회복

유동성의 회복은 단순히 금리나 통화량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돈을 실제로 쓰는 주체는 사람이다.
그래서 소비심리지수는 ‘심리적 유동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가 바닥에서 반등하기 시작하면,
기업 매출과 투자 의사결정이 거의 동시에 움직인다.
한국은행의 소비심리지수, 미국의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등은
모두 경기 전환 국면에서 가장 먼저 움직이는 지표로 꼽힌다.
소비가 회복되면, 기업의 매출이 늘고,
기업의 현금흐름이 좋아지면 다시 고용이 확대된다.
이 선순환 구조가 완성되는 순간이 바로
유동성이 실물로 스며드는 진짜 회복 국면이다.

 

④ 기업이익률 회복 — 숫자로 확인되는 신뢰의 귀환

네 번째 신호는 기업이익률의 반등이다.
유동성은 결국 ‘기대’ 위에 형성되지만,
지속되는 상승장은 ‘실적’ 위에서만 유지된다.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4분기 연속 증가세로 돌아서면,
그때부터는 시장이 ‘확신’을 얻는다.
이는 단순한 회계 숫자가 아니라,
경제 전체의 생산성·투자 효율이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익률이 회복되는 기업은 주가도 빠르게 반응한다.
특히 기술주, 소비재, 금융업종처럼 경기민감 섹터에서
이익률의 개선 속도가 빠를수록,
유동성 장세가 실적 장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다.
“돈이 다시 일하기 시작했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시점이다.

 

⑤ 위험자산 거래량의 확대 — 행동으로 나타나는 회복

마지막 신호는 거래량의 변화다.
유동성은 심리적 신호가 실제 행동으로 옮겨질 때 완성된다.
코스피·나스닥·비트코인·리츠 등 위험자산의 거래량이
동시에 증가하기 시작하면, 시장의 체온이 올라가고 있다는 의미다.
단기 매수세가 아니라,
기관과 개인이 모두 위험을 감수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면
그건 단순한 반등이 아니라 사이클의 재가동이다.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변동성이 줄어드는 국면이 바로
“돈이 돌고 있다”는 결정적 징후다.
이 시점에서는 금리나 환율보다 심리의 순환 속도가 더 중요하다.

 

결론 — 유동성은 숫자가 아니라 신뢰의 파동이다

돈이 돈답게 움직인다는 것은, 단지 자금이 풀린다는 의미가 아니다.
정책이 신뢰를 회복하고, 시장 참여자들이 다시 미래를 믿기 시작하는 것이다.
M2가 늘고, 신용스프레드가 줄고, 소비심리가 돌아오며,
기업이익률과 거래량이 회복되는 시점 —
이 다섯 가지가 동시에 나타날 때,
시장은 ‘유동성의 재생’ 국면에 진입한다.
유동성의 본질은 결국 신뢰다.
돈은 숫자가 아니라, 기대의 흐름이고
그 기대가 다시 현실을 움직이기 시작할 때
진짜로 **“돈이 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