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요약:
가업승계는 단순한 지분 이전이 아니라, 세금·경영·시간이 결합된 장기 전략이다. 특례세제를 활용하면 승계세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지만, 요건 미충족 시 추징 위험도 상당하다.

가업승계가 어려운 진짜 이유
가업승계는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과정’ 정도로 단순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복잡한 세금 구조 속에서 진행된다. 중소기업 상당수는 창업자가 경영을 지속해오다 고령이 되어 승계를 고민하지만, 그 시점에는 이미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해 상속세 부담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특히 비상장주식은 평가 방식 자체가 상속세를 크게 키우는 구조이기 때문에, 승계를 미루면 미룰수록 세부담이 올라간다. 가업승계의 핵심은 “언제 승계를 시작하느냐”이며, 이는 단순 시점이 아니라 세금 구조의 전환점이다.
가업상속공제 — 승계를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제도
한국의 가업승계 세제에서 가장 중요한 제도는 가업상속공제다. 이는 부모가 운영하던 회사를 자녀가 승계할 때, 기업 규모에 따라 최대 500억 원까지 상속재산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이 제도 덕분에 상속세 부담이 수십억 원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요건 충족이 까다롭다.
–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 경영
– 자녀가 상속 후 일정 기간 대표이사 유지
– 가업의 업종 유지
– 고용 유지 요건
이 중 하나라도 어기면 공제받은 금액이 추징될 수 있어, 세 부담이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가업상속공제는 ‘혜택이 크지만 리스크도 큰 제도’다.
증여세 특례 — 사전 승계를 위한 또 하나의 선택
다른 핵심 제도는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다. 부모가 생전 자녀에게 비상장주식을 증여할 때, 기준금액 100억 원까지 낮은 세율(10~20%)을 적용하는 제도다. 상속세보다 훨씬 낮은 세율로 회사 지분을 이전할 수 있어, 실제로 많은 중소기업이 이 제도를 활용해 사전 승계를 진행한다. 특히 기업 가치가 계속 성장하는 기업일수록 초기 단계에서 지분을 분산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다만 이 제도 역시 업종 유지·지분 유지 등 까다로운 사후관리 요건이 있어, 단순히 “세금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접근하면 위험해진다.
승계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 배분’
가업승계는 단순 절세가 아니라 시간 설계다.
– 기업 가치가 상승하기 전에 지분 분산
–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기준 연한 확보
– 자녀의 경영 참여 기록 확보
– 승계 후 지분 유지 조건 충족
이 모든 것이 일정 기간의 준비를 요구한다. 대부분의 실패는 ‘너무 늦게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상속 직전에 급히 승계를 준비하면 공제 요건을 충족할 수 없고, 기업 가치 평가도 최고점에서 진행되어 막대한 세금이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최소 10년 전부터 승계 설계를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승계는 세테크가 아니라 미래 경영의 구조 설계이기 때문이다.
결론 — 가업승계는 제도가 아니라 전략이다
가업승계를 성공시키는 핵심은 특례세제를 잘 아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 가치를 이해하고 그것을 시간 안에 구조화하는 능력이다. 세금은 제도이고, 승계는 전략이다. 준비한 기업은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세대교체를 이루지만, 준비하지 않은 기업은 높은 세금과 사후관리 리스크를 모두 떠안는다. 가업승계는 부의 이전이 아니라 기업 생존 전략의 연장선이다.
출처
국세청 「가업승계 세제 가이드」(2024)
기획재정부 「가업상속공제 제도 해설」(2023)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중소기업 승계정책과 세부담 연구」(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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