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경제 읽기/4. 자산군별 분석 (6) 썸네일형 리스트형 6. 암호화폐는 새로운 자산군인가, 초고위험 파생상품인가 암호화폐는 기술이 아닌 ‘믿음의 구조’다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기술로 시작했지만, 결국 신뢰로 살아남았다.은행이 없어도 거래가 가능하고, 중앙이 없어도 운영이 된다.하지만 그 구조의 근본은 “암호화”가 아니라 “합의(consensus)”다.누구도 강요하지 않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기록 —그게 블록체인의 진짜 힘이다. 즉, 암호화폐는 단순한 IT 발명이 아니라 경제 질서의 실험이었다.중앙 없이도 신뢰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그러나 신뢰는 언제나 불안정하다.누가 그것을 지탱하느냐, 누가 믿느냐에 따라‘화폐’는 하루아침에 자산이 되거나, 허상이 된다. 변동성이 만든 양날의 명성암호화폐는 놀라울 정도로 변동성이 크다.단 하루 만에 10%, 20%씩 오르내리는 일은 더 이상 놀랍지 않다.그 변동성은 .. 5. ETF의 구조적 리밸런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ETF는 ‘거울’이 아니라 ‘기계’다ETF는 단순히 시장을 따라가는 상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시장을 움직이는 기계다.ETF는 특정 지수의 움직임을 추종하지만,그 지수를 따라잡기 위해 매일 혹은 분기마다 구성 종목을 기계적으로 조정한다.이걸 ‘리밸런싱(Rebalancing)’이라고 한다.ETF의 리밸런싱은 단순히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과정이 아니라,시장 전체의 수급을 실질적으로 흔드는 요인이 된다.왜냐하면 ETF의 자금 규모가 커질수록그들이 한 번 매수하거나 매도하는 물량이 시장 전체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즉, ETF는 지수를 따라가지만, 동시에 지수를 만든다. 수동형이 만든 능동적 변동성ETF는 ‘패시브(수동적)’ 투자 상품이지만,아이러니하게도 그 존재 자체가 시장의 능동적 변동성을 높.. 4. 리츠(REITs)와 부동산 펀드의 금리 민감도 분석 리츠는 ‘건물’이 아니라 ‘현금흐름’을 판다리츠(REITs)를 단순히 “건물에 투자하는 펀드”로 이해하는 건 절반만 맞다.리츠의 본질은 부동산에서 나오는 현금흐름(Cash Flow) 에 투자하는 것이다.즉, 월세·임대료·운영수익이 배당 형태로 돌아오는 구조다. 그래서 리츠의 가치는 부동산의 시세가 아니라그 건물이 얼마나 꾸준히 돈을 벌 수 있느냐에 의해 결정된다.이 점에서 리츠는 주식과 채권의 중간지대에 있다.현금흐름이 안정적일수록 채권처럼 움직이고,경기 확장기에는 주식처럼 성장한다.이중적인 속성이 리츠를 ‘금리 민감 자산’으로 만든다. 금리가 오르면 리츠가 흔들리는 이유리츠의 가장 큰 적은 금리다.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고,배당수익률의 상대 매력도 감소한다.예를 들어 시장금리가 2%일 때 리.. 3. 금(金)은 언제 안전자산이 되지 않는가 금은 본질적으로 ‘심리의 자산’이다사람들은 금을 안전하다고 믿는다.그 믿음의 근거는 오랜 역사 속에 있다.전쟁과 위기, 화폐가 흔들릴 때마다 금은 가치의 피난처로 여겨졌다. 하지만 금의 본질은 심리의 상징이다.금 자체가 수익을 창출하지 않기 때문에,그 가치는 오직 사람들이 그것을 ‘믿을 때’ 생겨난다.따라서 금의 가격은 안전자산이라서 오르는 게 아니라,불안이 커질 때마다 그 불안을 반영하기 때문에 오른다.문제는, 세상이 불안할 때만 빛나는 자산은세상이 안정을 찾으면 가장 먼저 빛을 잃는다는 점이다. 금과 금리의 역학관계금 가격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실질금리다.명목금리가 오르더라도 인플레이션이 함께 오르면실질금리는 낮게 유지되고, 그때 금값은 상승한다.반대로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금리가 오르면실질.. 2. 채권과 주식의 디커플링 현상 — 포트폴리오 리스크의 핵심 변수 채권과 주식은 원래 반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많은 사람들이 주식이 오르면 채권이 떨어지고, 채권이 오르면 주식이 떨어진다고 배웠다.하지만 그건 ‘이론적 관계’일 뿐, 역사적으로는 항상 그랬던 건 아니다.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주식과 채권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특히 경기 확장기에는 기업 실적 개선 기대와 함께 채권금리도 상승했다. 즉,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경계가 지금보다 훨씬 흐릿했다.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장 구조가 완전히 달라졌다.각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QE)와 초저금리 정책이 장기화되면서,채권이 ‘위험회피 수단’으로 고정되었다.그 결과, 주식이 하락할 때마다 채권은 반대로 상승하며 헤지(hedge)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디커플링의 시작 — ‘물가’가 관계를 바꿨다.. 1. 주식시장은 왜 항상 ‘6개월 후’를 선반영하는가 주식시장은 현재가 아니라 ‘기대’를 거래한다주식시장은 언제나 미래를 산다.지금의 실적이 아니라,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격에 반영한다. 그래서 주가는 경제지표보다 먼저 움직인다.기업의 이익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도,투자자들이 “곧 좋아질 것이다”라고 믿기 시작하면 주가는 상승한다.이 ‘기대의 거래’가 바로 선반영이다.통상적으로 시장은 향후 6개월에서 9개월 후의 경기를 미리 반영한다.이 시차는 투자심리, 정보 전달 속도, 정책 변화가 현실로 나타나는 시간과 일치한다.결국 주식시장은 현실보다 빠른, 심리적 예측 장치다. 경제지표와 주가의 시차, 그 180일의 비밀GDP나 고용지표 같은 경제통계는 과거의 결과를 보여준다.하지만 시장은 그 결과를 기다리지 않는다.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기업의 실적이 .. 이전 1 다음